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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7일 ‘제22회 면천은행나무 목신제’를 다녀왔다. 면천 은행나무는 충남 당진군 면천면 성상리 구 면천초등학교 교내에 있는 은행나무로, 매년 정월 대보름 전날 오전 11시에 목신제를 올린다. 올해도 면천농협 풍물단원들의 길놀이 공연으로 시작된 목신제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역 주민들과 면장, 시의원, 면천복씨대종회, 면천은행나무 보존회 회원 등 은행나무와 관계된 많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언뜻 보아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수령이 느껴지는 은행나무 두 그루, 곳곳에 크고 작은 동공이 보이고 한 그루는 흙과 시멘트로 충전처리까지 되어 있다. 나무의 크기도 한 그루는 가슴높이줄기지름 1.93m, 높이 20.5m이고, 다른 한 그루는 1.94m와 21.5m 이다. 이 은행나무에는 바로 면천복씨(沔川卜氏)의 시조(始祖)이신 태사무공공 복지겸 장군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고려의 일등개국공신인 복지겸(卜智謙) 장군이 낙향하여 고향인 면천에 내려와 있을 때, 병으로 누웠는데 백약이 무효하므로 그의 딸 영랑(影浪)이 근처 아미산에 올라 백일기도를 드렸다. 그랬더니 기도 마지막 날에 산신령이 나타나 두견주를 빚어 마시고 집 앞에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들이면 아버지의 병이 나을 수 있다고 하여 그대로 하였더니 병이 깨끗이 치유되었다는 전설이다.한편, 지금의 은행나무는 일제가 한일합병 후 1910년대에 면천초등학교를 건립할 때 학교 터를 닦기 위해 흙으로 메우면서 나무의 높이가 2~3m정도 땅속에 묻혔다고 한다. 당시에는 백로가 많이 날아와 은행나무 위를 하얗게 수놓곤 했다고 전해지며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 지정 보호수이기도 했다. 1990년 5월 24일 충청남도 시도기념물 제82호로 지정되었고,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9월 6일 천연기념물 제551호로 지정되었다. 당진시에서는 매년 영양공급 등 식물문화재 보존에 노력하는 한편, 은행나무와 면천읍성, 면천두견주 등 주변 역사문화자원의 연계콘텐츠를 통한 관광자원화를 추진하고 있다.지역주민들과 면천복씨대종회에서는 면천은행나무회(회장 구자수)를 구성해 지난 1999년부터 주민들의 안녕과 지역발전을 위해 자발적 행사로 면천은행나무 목신제(木神祭)를 지내왔다. 201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에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올해 목신제에서도 면천농협 풍물단원의 공연을 시작으로 초헌례와 축원문 낭독, 아헌례, 종헌례, 사신례의 순서로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 행사 시작 전에는 목신제에 참석한 내빈들의 인사가 있는데 그 중 태사무공공 복지겸 장군의 후손들이 다수 참석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행사 마지막에는 마을의 안정과 주민들의 건강, 지역 발전과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축원문을 소지하고 하늘로 날려보내는 것으로 목신제를 마무리 한다. 특별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행사장에는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참석하는 주민들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행사 후에는 참석자들과 주민들이 모두 함께 떡국을 나눠 먹으며 서로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 주었다. 

칼럼 | 雲崗 복병학 | 2020-03-08 15:00

 2015년 11월 3일 의외의 뉴스가 떴다. 전날 청와대로 찾아 와 100분 간 정상회담을 한 아베 일행이 인사동으로 가서 한식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식사 시간에 집으로 찾아 온 손님을 그냥 내 보내는 것은 적어도 '우리 식'의 예절이 아니다. 이 사실에 당시 청와대는 '식사는 일정에 없었다'는 간단한 코멘트를 했지만 환대하는 모습이 국민감정을 헤칠 우려가 있었다는 해명도 흘러 나왔었다. 그 보다 두 달 전인 9월 3일 박근혜는 북경으로 가 중국의 전승절 기념식에 참가하고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중국의 승전은 일본의 패전이므로 일본의 극우 정파에겐 뼈 아픈 날일 수 밖에 없다. 한편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6.25 사변 때 국군이 압록강에서 만난 바로 그 중공군이므로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박근혜는 대선에 나서면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당의 색깔도 빨간색으로 바꿨다. '박근혜가 바꾸네'라는 캐치프레이즈에 중도층의 경계심이 허물어졌다. 그러니 박근혜의 친중 행보는 그냥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다.'뼈속까지 친일이라 했던 이명박'과는 너무 다른 박근혜의 행보에 아베는 몸이 달았던 것 같았다. 곧장 날아 와 양국 관계를 개선하려 했지만 위반부 문제 처리에 대한 견해 차이로 회담은 결렬되고 박근혜는 더욱 중국을 향한 가속 패달을 밟았다.그러나 박근혜의 골든타임은 너무도 짧았다. '순진한' 이웃 나라 여자 대통령을 끌어 당기려 했던 중국의 기도는 미국의 개입으로 파탄이 나고 한국의 외교권은 을사늑약 수준으로 잠정 박탈되는 듯 했다. 그 다음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 및 지소미아 체결과 미국 사드 배치가 거침 없이 진행되었다. 박근혜는 이번 옥중 편지에서 북핵과 우방국과의 관계악화를 우려했다. 이 땅 보수의 주장이 축약된 정치코드이긴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이 같은 수는 없다. 그러면서 현 정부를 '독선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사람마다 친구가 다르 듯이 외국, 특히 일본에 대한 입장 차이는 분명히 날 수 밖에 없다. 해방 이후의 경제발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미ㆍ일이 주도하는 서방경제진영에 편입된 자체를 가치있게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일본에 나라를 뺏기고 일본이 벌인 전쟁터로 끌려 다니며 죽은 동포를 생각하면 지금도 '은인'처럼 구는 일본이 달가울 수 없는 사람도 많다. 박근혜 자신도 취임 초기엔 일본에 대한 국민의(어쩌면 자기의) 불편한 감정을 굳이 가리려고 하지 않았다. 낳아 주고 길러 준 부모와 자식간에도 칼부림이 날 수 있듯이 하물려 식민지배국에 한사코 고마워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보수 야당이 배출한 대통령 가운데 무사했던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다. 보통 일이 아니다. 다수의 국민들이 야당에서 다시 대통령이 나올까 봐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다. 지금 야당의 행태는 과거보다 훨씬 난폭해졌고 여론을 두려워 하는 기색이 전혀 없으니 여당이 힘 빠질까 봐 조마조마한 사람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박근혜는 자신의 탄핵을 부정하며 극우로 치닫고 있는 소위 '태극기부대'에 대한 지지의사도 밝혔다. 태극기부대에 사람이 많이 모인다고 그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다. 모이면 모일 수록 그들을 혐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박근혜는 범법자이며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하는 죄수의 신분이다. 구체제(앙시앙 레짐)의 마지막 상징 같은 존재이기도 한 그녀를 불러 내고자 집단이라도 탄핵을 부정하면 안 된다. 헌재의 탄핵 결정은 그녀에게 뭔가 나쁘거나(bad) 틀린wrong) 것이 있었고 헌정 유지를 위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문제가 커졌다는 의미이다. 그 체제로 득을 보려했던 사람들은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라는 체제는 특정 세력들의 전유물처럼 이용될 수 없다. 탄핵을 부정하는 그 자체가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고 그 목소리가 커질 수록 국민적 우려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우리 제1야당은 결국 거듭나기에 실패하며 박근혜의 브랜드 없이 홀로 서기를 못 했다. 대중 정당으로는 부적절한 모습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치열한 자기부정의 노력을 게을리 한 정당의 말로를 보는 느낌이다. 기타 우파 인사들이 다 모여 들어도 박근혜만 한 브랜드 파워가 안 나온다.그녀는 오랫 동안 말이 없었다. 그 만큼 말을 아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최순실과 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반문이 금새 떠 오른다. 그런 상상을 하는 것도 이젠 지겹고 괴로운 일이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3-06 12:58

사진=TV조선화면캡쳐 정부가 6일 발표한 '마스크수급 안정화 대책'은 사실상 '마스크 배급제'로 풀이된다.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할 때 1인당 2장까지만 허용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출생연도에 따라 홀짝제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취약계층에는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주는 방안도 포함했다.아울러 전체 생산량의 10%를 차지했던 수출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우체국과 농협 등지에서 판매하는 공적 공급물량을 80%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것도 그런 취지로 이해된다.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6일부터 사흘간 약국에서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마스크 한도는 2장까지로 제한된다.이후 다음 주 월요일(9일)부터는 1주일 단위로 판매량을 1인당 2매로 제한하고, 구매도 출생연도에 따라 홀짝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출생연도가 홀수인 경우에는 홀수일, 짝수인 경우에는 짝수일에만 구매가 가능하다.또 전체 생산량의 10%가량을 차지하던 해외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약국과 농협, 우체국 등을 통한 공적 물량을 현재 50%에서 80% 이상으로 늘리고 계약 주체를 조달청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나머지 사적 물량 20%에 대해서는 건당 3천 장 이상 거래는 신고하도록 하고 만 장 이상은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아울러 생산업체에는 각종 지원을 해 하루 생산량을 기존 약 천만 장에서 천4백만 장으로 늘리기로 했다.정부는 이같은 대책은 "공평한 보급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재기, 중복구매, 재구매 등의 마스크 쏠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마스크의 원활한 보급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그러니 정부의 이같은 대책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마스크의 행정네트워크를 이용한 배급을 전향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동주민센터와 면사무소 등 말단 행정기관과 각 통ㆍ반ㆍ리 등을 이용하여 마스크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대금은 각종 공과금, 예컨데 전기료, 수도료, 임대료 등 공공서비스 고지서에 부가하는 방식 등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마스크를 사기 위하여 수시간씩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설 필요가 없고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임으로써 발생하는 코로나19 전염가능성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정부도 우체국 농협 등을 이용한 마스크 판매가 배급제에 준하는 공적 네트워크라고 강조하고는 있지만 이곳은 마스크를 팔고사는 시장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차제에 정부가 마스크의 생산과 가격까지 통제한다고 한다면 행정네트워크를 이용한 마스크 배급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것이 지금과 같이 마스크 분배상의 혼란을 막고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칼럼 | 정연미 기자 | 2020-03-05 16:09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한국인 입국금지를 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방역능력이 없는 국가들이라고 쓴소리를 했다.강 장관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를 입국 제한 조치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것과 관련, "방역 능력이 없는 국가가 입국 금지라는 투박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이 "외교부가 좀 한가해 보인다. 앞으로 실추된 한국 이미지와 국격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라는 지적에 강 장관은 "여러 나라 외교부 장관과 통화를 했는데 '스스로의 방역체계가 너무 허술하기 때문에 (입국 제한을) 한 것이고, 한국과의 우호 문제와는 정말 관계가 없다', '하루 속히 상황이 정상화돼서 제한조치를 풀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었다"고 답했다.강 장관은 이어 "외교부가 노력해야할 부분이 있지만, 한국이 왕따를 당한다거나 이미지가 실추됐다고는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강 장관은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은 것이 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전면 차단을 하더라도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 사람은 경유하든, 불법적인 방법으로든 한국에 들어온다"며 "그 경우 오히려 관리망에서 벗어나게 되기 때문에 (입국을) 받아들이되 철저하게 모니터링하라는 것이 국제기구의 권고였다"고 설명했다.강 장관은 통합당 김재경 의원이 '감염병 사태에 대한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이후 교훈을 얻어서 매뉴얼을 잘 관리해왔고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으로부터 직접 '매뉴얼이 상당히 잘 돼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또 "다만 비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우리가 처음에 코로나19의 파급력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매뉴얼로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칼럼 | 전선화 기자 | 2020-03-04 18:03

 코로나19에 온 나라가 걱정에 휩싸였지만 보수진영은 표정관리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수록 여당의 책임과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지난 번 패스트 트랙에 의한 개정된 선거법의 역효과이다.물론 원죄는 제1야당의 '교활함'에 있다고 하더라도 진보진영에서는 그 문제에 대한 관심도 약하고 왜 문제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런 점에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의 심모원려(深謨遠廬)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이 듯이 정당의 목표는 권력을 잡는 것이다. 이윤보다 사회적 책임에 우선순위를 두는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 할 수 없다. 사회공헌은 소비자의 구매만족도를 높이는 효과 이내에서 적당히 하면 된다. 정당은 권력욕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은 결국 착한 정당보다는 강한 정당을 더 선호한다. 매일 얻어 맞고 들어 오는 착한 아들이 믿음직할 수가 없다. 물론 착하고 강하면 더 좋겠지만. 여태까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바둑에 비유하면 '손따라' 두기만 했다. 패스트 트랙에 올려 놓고 1년은 야당들 다독이며 아무 전략도 없이 허비했다. 반면 통합당은 총선에 포커스를 맞추고 전략을 짠 듯 하다. 사법개혁이나 공수처법은 다수당이 되어 다시 개정하면 되니 별 거 아니라 판단했을 것이다. 민주당이 야당 비위 맞추고 있을 때 통합당은 개정될 선거법을 분석하고 결정적인 헛점을 찾아 냈던 것 같다. 여당이 대처할 시간만 죽이면 승리는 자기들 것으로 보였으니 전략이 나온다. 우선 '조국 청문회'를 규정까지 어겨가며 최대한 늦추고자 했는데 '순진한' 여당은 당연히 끌여 갔다. 그리고 설 명절을 넘기도록 '조국'을 난도질하며 여권의 혼쭐을 뺐다. 혹시 그래도 여권이 정신 차릴 수 있으니 야권이 분열하는 척 하며 여권의 전의를 약화시키고자 했다. 언론도 그렇게 바람을 잡아 줬다.'김의겸 부동산 구입 건'을 공격하며 여당을 '결벽증' 수준으로까지 몰아 부쳤고 여당은 그것도 받아 줬다. 최근 홍익표의 '대구 봉쇄' 발언 건까지 여당은 오물 뿌리겠다고 덤비면 흰 옷 입은 사람처럼 무조건 도망 다녔다. 이대로면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패배는 확실시 된다. '준연동형비례제'로 선거법이 개정되었는데 여당이나 국민들은 이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불충분했다. 상대가  작은 승리에 도취되어 있을 때 통합당은 이를 악물고 준비했다.다들 야당이 국회에서 난동과 추태를 부리는 걸 괴퍅한 개인의 성격 탓인 줄로만 여기고 저의를 파악하지 못 했다. '깔끔을 떠는' 정의당 때문에 민주당의 입지는 더 줄어 들었다. 시간표 대로 보수는 거의 뭉쳐졌지만 진보는 세 쪽으로 나눠져 있고 이제 남은 시간도 별로 없다.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제1당이 되었다. 내용을 보면 수도권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전체 의석의 절반을 결정하는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이겼는데 압도적 표 차이로 이기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까지 엎치락뒤치락할 만큼 초접전지에서 민주당이 금메달을 많이 땄다.'연동형비례제'는 전체 득표수에 비례해서 정당의 의석을 배정하자는 의미다. 그런 점이 소선거구제와의 차이이다. 비례제식이면 49%나 51%나 의석에 도움이 되는 정도는 비슷하지만 현행 소선거구제에선 '모 아니면 도'니까 1표만 차이 나도 낙선은 낙선이다. 준연동형비례제는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에 캡을 씌워 정당득표의 50%만 반영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면 A정당의 득표율이 20%라고 하면 완전한 연동형비례제에서는 전체 의석 300석의 20%인 60석을 받게 된다. 이 경우 A당이 지역에서 12명이 당선됐다면 비례의석 48석을 더 받는다. 그런데 개정 선거법에서는지역구 수를 줄이지 않는한 비례대표 의석이 모자라니 '준연동형'을 채택, 그 절반만 반영한다. 즉 A당은 48석의 50%인 24석(비례 연동형)을 배정받아 의원 수는 36명(12 + 24 = 36)이 된다. 하지만 비례의석에 30석의 캡을 씌어 놓아 다른 정당의 비례의석수를 반영해 30석을 정당별로 나눠 배정한다. 그 결과 A당의 비례 의석은 24석보다 훨씬 더 적어질 수 있다.한편 남은 17석의 비례대표 의석은 정당득표 비율대로 나눠 배정하니(비례 병립형), A당의 비례병립 의석수는 17 × 0.2로 3명이 된다. 결과적으로 A당의 비례대표 의석은 27석 이하가 되고 총 의원수는 39석 이하가 된다. 지역 기반이 강한 거대 정당들은 비례연동형 30석에서 크게 기대할 것이 없고 17석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건져야 한다. 민주당의 정당득표율이 40% 정도 된다면 (17 × 0.4 = 약 7명) 7개의 비례대표 의석이 돌아 간다. 반면 지역에서 118명이 당선되면 비례연동형 의석은 300명의 40%인 120석에서 부족한 2명의 절반인 1석 정도 겨우 배정된다. 그러나 만약 121석의 지역구 당선자가 나왔다면 정당득표를 40%나 받아도 1석도 배정 받지 못한다.연동형비례제의 최대 수혜자는 지역 기반이 약하면서도 당의 이미지가 좋은 정당이다. 특정 이념이나 정책을 가진 당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이며 다당제의 토대가 될 수 있다.그런데 통합당의 비례전문 미래한국당처럼 지역구 출마 없이 정당득표만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미래한국당이 정당득표의 35%를 받는다면 전체 의원총수 300명의 35%인 105명을 배정 받을 수 있다. 지역구 당선자가 없으니 완전한 비례연동제라면 비례대표의원 105명만으로 거대 정당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개정 선거법은 50%만 반영하니 53명이 되며 이는 비례연동형을 위한 캡 30명 이내에서 다른 정당의 비례의석수를 감안해 다시 조정을 받게 된다. 캡이 없다면 미래한국당이 30석 전체를 다 차지할 수도 있지만 다른 정당의 비례의석수를 감안해 30석을 나눠야 한다. 현재 정당득표율이 높아 이를 저지할 수 있는 정당은 정의당과 일부 정당득표 3%를 넘긴 군소정당들 밖에 없다. 미래한국당은 비례병립형 17석에서의 6석까지 차지하게 되므로 캡에서 다소 조정을 받더라도 비례대표 전체의석 47석의 절반 이상을 가져갈 수도 있다.암튼 통합당은 비례전문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민주당이나 특히 정의당은 보수성향의 선관위의 특성을 몰랐을 수도 있지만 통합당에 대한 어정쩡한 비난 여론은 결국 진보진영에 독이 되고 있다. 누가 '권력을 다투는 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했던가? 결국 영광은 1등에게 돌아 가는 것이 냉정한 승부의 세계이다.개정된 선거법에서 민주당이나 통합당이 받는 정당투표는 의석으로의 전환율이 매우 낮다. 두 당 모두 지역구에서 1등을 하며 다른 당의 낙선자가 받은 표를 무효화시키기 때문이다. 즉, 새로 도입된 비례제는 패자가 받은 표의 가치를 살려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역설적으로 지역구에서의 당선 의석이 적을 수록 유리하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지역구에 한 명도 안 낼 것이고 내더라도 떨이지면 이 정당이 받는 표는 매우 효율적으로 의석으로 바뀌게 된다.그렇다면 통합당의 선택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들의 지지층은 '과정' 보다는 '목적과 결과'를 더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도 적다. 그러니 민주당만 결벽증의 코너로 몰아 넣고 선거 때까지 시간을 조금만 더 끌면 국회는 통합당이 장악하게 된다.지금 코로나19로 선거인심이 여당에 불리할 거란 예상이 많이 나온다. 이는 지극히 평면적이며 심지어 악의적 의견이라 본다. 야권이 분열하는 듯한 모습에 현혹되었듯이 '역병은 나랏님 탓'이라는 아무도 안 믿는 말이 진리처럼 행세하게 하면 안 된다. 코로나 열심히 막으러 다니면 부동층 표가 여당으로 더 올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투표성향은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다고 본다. 정치권에서는 당선 가능성이나 개인적 계산에 따라 옮겨 다니는 철새가 더러 있지만 유권자의 성향은 거의 안 바뀐다고 봐야 한다. 투표율만 신경 쓰면 될 것이다. 코로나19든 '조국 건'이든 국민들의 의중은 거의 결정지어졌을 것이다. 통합당은 비례전문정당을 만들어 승부의 대세점을 차지했다. 반면 민주당은 애당초 선을 긋고 '불리한 줄 알지만 손해를 감수하는 방향'으로 갔다. 이대로라면 통합당은 110석 정도, 그의 비례위성정당은 25석 정도, 그리고 보수성향의 무소속 의원 및 수구 군소정당 등에서 10석 등 범보수 의석은 145석 정도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정국의 주도권은 보수진영으로 다시 넘어가게 될 것이다.이를 간파한 손혜원 의원이 위기의 민주당에 구원투수로 나왔다. 여당을 위한 비례전문정당을 만들기로 했다. 선관위 등록을 위한 준비기간은 단 1주일 남았다. 양강구도 하에서 정의당 같은 군소정당의 입지는 더욱 줄어 들게 되었다. 그렇다고 정의당이 동정 점수를 받을 만큼 현명하지도 못 했다. 거대 양당에서 비례전문 위성정당이 창당되면 전체 비례대표의석 47석 가운데 35석 이상을 그 당들이 가져 갈 것이며 나머지 10여석이나 혹은 그 이하가 남겠지만 그 마저도 정의당으로 다 돌아 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면 정의당은 교섭단체에 끼일 수도 없다.다당제를 외치던 목소리는 사라졌다. 다당제는 촛불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이번 총선에서 새로 도입된 비례대표는 제도적 헛점으로 보수측에서 20석 정도 더 차지하게 되어 있다.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그 정도의 의석을 더 얻기는 쉽지 않다. 그러면 1당 자리는 놓치게 된다.민주당은 많이 늦었지만 즉각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정의당은 좀 더 프로다워야 한다. 여론 눈치를 살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언론에 신경 쓸 필요도 없다. 민주시민은 멀티형 사고를 할 줄 안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역사는 발전해 왔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2-29 12:28

복싱선수는 파고 드는 '인파이터'와 치고 빠지는 '아웃복서'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인파이터끼리 만나면 화끈하게 붙어 승부가 금새 끝나는 경우가 많다. 복싱의 묘미는 역시 정상급 인파이터와 아웃복서의 매치이다. 인파이터는 중반까지는 우세를 만들어야 게임을 쉽게 풀 수 있다. 판정승이 유력해지면 아웃복서는 무리하지 않고 도망 다니며 게임을 끝내려고 한다. 그렇지만 벌어 놓은 점수만 믿고 피해 다니다 역전패 당하는 아웃복서들도 많다.더불어 민주당은 지금 얼마나 유리한 지 몰라도 너무 심하게 몸사리는 듯 하다. 홍익표 의원의 대구 봉쇄' 발언이 문제가 되자 바로 대변인 자리에서 내렸다. '꼬리 자르기'이고 시쳇말로 '부자 몸 조심' 같이 보인다. 중도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짚고 넘어 가야 할 대목이다. 홍익표 의원은 "대구 및 청도 지역에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그 지역이 외적에 점령당하면 일단 저지선을 치고 외적을 쫓아내는 것이 맞다. 언제부터 '고운' 말만 썼기에 귀가 그렇게 고급스러위졌는지 모르겠다. 반면, 쌈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집권 여당의 선택도 결국 당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안주하는 모습에 등 돌리는 중도층도 결코 적지 않다.대구를 '봉쇄'하자는 의견이 그렇게 기분이 나쁜 표현이었나? 지금은 무엇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대구'가 대상이라 기분 나쁘면 '서울'이라고 해 보자. 서울에 큰 불이 나면 지방 소방차까지 다 불러 들여 꺼야 한다. 그런데 지방까지 불이 옮겨 붙으면 그럴 수 없다. 서울에 전염병이 발생했다면 서울시민들 스스로라도 확대 안 되도록 '봉쇄'를 요청하거나 협조해서 우리나라 의료시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서울 시민들에게 더 이롭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신천지 지도부의 태도는 '물귀신 작전'까지는 아니라도 너무 안일하고 무모하다. 사회적 질서나 기대는 안중에도 없으니 그 교만함의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다시 돌아 와 현 시국은 '단어' 하나 가지고 시비 걸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환자는 격리돼야 한다. 다만 격리된 환자가 충분하고 편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나서는 것이 최선이다. 환자가 늘지 않아야 경제적 지원도 넉넉하게 해 줄 수 있다. 대구시나 청도군은 확진자의 동선파악과 함께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구의 이미지와 경제가 타격 받을까 봐 '험한' 표현에 그렇게 강하게 반발했다면 과거 '메르스' 사태 때 삼성병원 눈치 보며 방치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 축구 수비수는 공을 따라 다니지 않는다. 사람을 잡아야 한다. 지금은 확진자를 잘 격리시키고 시간을 벌어 나가야 한다. 확진자는 활보하는데 소독만 하고 있는 대구시의 안전대책에 누가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까? 신천지 같은 종교집단은 위기일 수록 더 날뛸 수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니까 '하느님'의 권능으로 명하면 눈 녹 듯 사라질 거란 망상을 할 수도 있다. 실제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하면 합리적 판단이나 반성이 불가능하게 된다. 맹목적 종교 집단은 그래서 골치가 아프다. 그러니 지금 상황이라면 여.야 뿐만 아니라 3부가 똘똘 뭉쳐 대처해야 한다.야당이나 보수 언론도 그렇다. '봉쇄'란 표현 가지고 여론몰이 할 게 아니라 더 한 표현도 모자랄 만큼 위중하니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더 당부하는 계기로 삼았어야 했다. 자기들 표밭도 아닌 동네까지 와서 도와 주려고 하는데 괜한 꼬투리 잡고 시비 걸 만큼  대구 시민들의 맘이 좁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이간질에 여와 야가 다 놀아났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2-27 12:02

 안철수계를 비롯한 소위 제3지대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이념대립을 지양'하고, 민생을 우선시하는 '중도실용주의'를 추구할 거라고 한다.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 풍월도 익숙해졌다. 그런데 '양극단의 이념대립'은 국회의사당 안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이 극단적인 좌편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백 보 양보해서 문대통령과 청와대가 생각을 확 바꾼다고 해서 그런 대립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여와 야가 같이 의논해서 나라를 경영하는 것을 국민이 반대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거부한 저의는 뭔가? 소위 우리나라 보수는 중립적인 관리형 권력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아니나 다를까 참여정부 이후 MB정권은 잃어 버렸던 지난 10년의 한을 풀려는 듯 국고를 탕진해 갔고 국민들은 물대포를 맞으며 죽어 갔다. 최근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은 우리나라의 모순과 갈등의 구조를 명료하게 드러 내고 있다. 영화 속에는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국민이 분열된 것이 여당과 야당 때문이 아니란 것을 시사한다. 민주당이 반지하를 만든 것도 아니고 반지하에 살면서 수구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많다. 기득권층은 수직적 계급모순을 수평적 이념대결로 둔갑시켜 왔다. 전라도를 끌어 들여 지역감정을 만들었고 반공으로 외세를 끌여들여 이념대결의 주도권을 행사했다. 그들은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정부를 공격하며 국민이 분열되어 있다고 강변한다. 원래 '가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을 대통령의 좌파 정책 때문에 국민이 '세로로' 분열되었다고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봉감독은 반지하집을 영화의 세트로 사용했다. 수직적 모순 구조를 싱징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반지하 밑에 지하실도 있었다. 그렇다고 영화가 폭력혁명을 선동하는 것은 아니다. 가려진 모순을 드러내고자 했을 뿐이다. 예술가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이제 정치권이 인식하고 대립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 정권에서 그런 예술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것은 개선 의사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탄핵을 당했다고 인정하면 된다. 교회까지 나선다고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가려지지 않는다. 이 땅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들은 대답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우리의 사회구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 거기서 시작하는 것이 공연한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는 길일 것이다. 다가오는 4.15 총선거는 여든 야든 솔직한 자기 생각을 밝히고 정책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 불필요한 네거티브와 얼토당토 않는 가짜뉴스로 민심을 호도하려고 하면 안 된다. 영화 <기생충>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더 이상은 곤란하다고. 그런 울림에 기득권층 뿐만 아니라 여권으로서도 맘 편할 리가 없다. 영화감독까지 나서서 친절하게 알려 주고 전 세계가 공감을 표하고 있으면 정치권에서도 받아 먹을 줄 알아야 한다. 무상급식 반대에 목숨 걸지 말고 살기 어려운 사람들과 영세 자영업자 보호에 한 걸음씩 더 나아 가면 된다. 골목상권 넘보는 재벌기업에게 기술개발 투자 더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미래를 밝히는 길이 될 것이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2-17 11:00

 보수가 또 변신을 했다. 신당명은 잘 외워지지 않고 관심도 안 간다.지난 1970년대 초 시골 초등학교 한 아이가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 미국 박정희 대통령은 누구냐고? 그 반 아이들도 그 질문이 이상하다고 생각 안했다. 그 당시 아이들에게 '박정희'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대통령을 가리키는 보통명사였기 때문이다. 당시 국회는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이 신민당으로 나눠져 있었다. 거기에 '유정회'라는 어용정당이 끼어 있어 야당의 과반은 아예 불가능한 구조였다. 지금의 보수야당은 박정희, 전두환 그리고 그들에게 투항한 김영삼(YS) 등 세 거두의 잔당들로 구성되어 있다. 박정희는 자유당의 흔적을 지우려 했고 전두환은 박정희 공화당의 흔적을 지우려 했다. 또 김영삼은 전두환의 잔재를 지우려 했으나 정권을 놓친 10년 후 박정희의 딸이 되살아났다. 그 YS의 그늘에서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리며 솟아 난 사람이 노무현이다.그는 YS 휘하에서 정치에 입문했으나 투항하는 주군의 뜻을 거부하고 비주류의 길을 걸었다. 노무현정부는 정권 연장에 실패했기 때문에 성공한 정권으로 보기는 어렵다. 정권이 다시 구주류에게로 넘어 간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지만 박정희의 딸의 등장은 심각한 역사적 퇴보였다. 그녀는 개인적 충성도로 따라 사람을 가렸고 국정도 그렇게 운영했다. 국민이 들고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라는 신라말기 수준으로 전락할 뻔 했다. 그러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소위 친박과 비박의 갈등은 국가적 대재앙의 예고편이 될 수도 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사회주류는 늘 그대로다. 사회적 주류의 변동이 이뤄져야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그 가닥도 나오지 않았다. 최근 어느 인사가 '민주당은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 지당한(?) 말이다. 주류 사회가 그대로이니 여당인 민주당은 불편한 존재이다. 주류에게는 어울리지도 않고 타협하기도 싫은 상대이다. 그들은 구 여권을 향해 준엄한 명령을 내리고 있다, "뭉쳐라"고. "그만 하면 됐다"고. 야권의 분열은 허상이다. 서로 건널 수 없는 큰 장벽이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의 정강이라면 '두터운 중산층의 형성' 정도가 될 것이다. 나쁘지 않다. 이번에 통합했거나 좀 남은 구여권 잡당의 정강은 뭘까? 핵심만 본다면 '극소수 기득권이 지배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아니라고 할 지 모르지만 사회구성체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는 게 그들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경쟁해서 이기는 걸 문제 삼지 말라는 거다. 박근혜는 구 야당이 탄핵한 것이 아니다. 촛불이 일찍 꺼졌으면 미꾸라지처럼 탄핵의 대오에서 많이 빠져 나갔을 것이다. 그러니 그 탄핵으로 인해 그녀에게 업혀 들어 온 선량들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친박계는 상향식 민주적인 정치질서의 산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비박계가 민심을 사로 잡을 만한 고매한 정치사상과 철학을 내 놓지도 못 했다. 애당초 친박과 비박의 대결구도는 탄핵을 지울 망각의 시간을 벌기 위한 쇼의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재결합은 예정되었고 그 와중에 범여권계 부스러기들이 많이 딸려 오길 기대했을 것이다. 박근혜의 캐치프레이즈였던 '경제민주화'는 당선되자마자 사라졌다. '두터운 중산층'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고 신자유주의식의 '시장'경제를 최고의 진리의 자리에 모셔 놓은 그들이다. '시장'의 '장'까지가 우파이고 그 밖은 다 좌파의 영역으로 매도하고 있다. 그러니 TK출신 봉감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 총선은 한국자본주의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시대착오적인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론자에게 권력이 다시 넘어 갈 지도 모른다. 사회주류세력이 그대로이니 80석만 얻어도 기 죽을 그들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건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건강한 자본주의이다. 구여권이 80석을 넘기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실패한 거로 평가되어야 한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2-16 09:50

사진=최영미sns 최영미 시인이 자신의 시집 '돼지들에게'에 등장하는 '돼지'에 해당하는 인물의 정체를 밝혀 주목된다.그는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경험담을 통해 일부 신상을 공개해 알만한 사람은 알 수 있게 됐다.여기에 1987년 대통령 선거 후보 캠프에서 공공연히 일어났던 성폭행을 고발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최영미 시인은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시집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 출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돼지들에게'는 위선적인 지식인을 돼지에 비유한 시로서, 지난 15년간 시집에 등장하는 수많은 '돼지'들의 정체에 대한 무수한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날 최 시인은 '돼지들에게'에 등장하는 '돼지'에 대해 "2005년 그 전쯤에 만난 어떤 문화예술계 사람. 그가 돼지의 모델"이라며 "문화예술계에서 권력이 있고 한자리를 차지한 인사", "승용차와 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온 사람"이라고 귀뜸했다. 운동권 출신인 최 시인은 이날 1987년 대선 기간 진보 단일후보였던 백기완 후보 캠프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도 폭로했다. 그는 "그때 당한 성추행 말도 못한다"며 "선거철에 합숙하면서 24시간 일한다. 한 방에 스무명씩 겹쳐서 자는데, 굉장히 불쾌하게 옷 속에 손이 들어왔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에게뿐만 아니라 그 단체 안에서 심각한 성폭력이 있었다"라며 "학생 출신 외에 노동자 출신 등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 다 봤고 회의를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택시에서 자신을 성추행 했다고도 말했다.최 시인은 기자간담회 관련 보도가 나간 후 1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그런데 기사 밑에 댓글들을 보니, 아이고 제 시들을 진영논리로 접근하지 마라. 위선에 진보 보수 따로 있냐? 운동권 전체를 성추행 집단으로 몰지 마라 제발. 이 단순 무식한 사람들 정말 머리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칼럼 | 정연미 기자 | 2020-02-12 11:45

같은 또래라도 자녀의 나이에 따라 관심사가 확 달라지는 게 인생이다. 자녀들 취직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놀이공원 알아 보는 늦둥이 부모도 있을 수 있다. 조국 전장관의 자녀입시 비리(?)가 온나라의 화제가 된 것도 가만 보면 신기한 일이다. 세상에서 젤 재밌는 게 쌈 구경이라는데 당사자의 고통만 아니라면 그 끝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나 '기회균등'이라는 대의를 깔고 있는 수사였지만 사회분위기를 더 살벌하게 만든 것도 부담스러울만 하다. 이번으로 특권층 횡포가 줄어 들었으니 결혼하고 애 많이 낳으려 할지 아니면 무자식이 역시 상팔자라고 결혼기피현상이 심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소위 논객 중에서 그래도 조국대전(?)의 불씨를 계속 끌고 가는 진중권과 입시전문가 김호창이 최근 한 방송에서 맞붙었다. 토론은 사실관계와 가치평가로 나눠 진행될 만 했지만 결과는 '개싸움' 수준이었다. 애당초 그럴 줄 알았기에 실망은 안 했지만 계속 벌이는 것은 사회적 편익에 도움이 안 될 거란 확신은 들었다.진중권을 통해 '검찰'이 가졌던 의혹이 어떤 것들인지는 재확인이 되었다. 그런 의혹들이 증거로 어떻게 밝혀졌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입시제도의 헛점을 보고 '요령'을 너무 많이 부렸다면 입시제도 자체가 문제다. 군대에서도 요령 부리면 혼나지만 요령을 부릴 줄 모르면 더 혼난다. 요령 자체가 사법적 처벌 사유가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현재까진 조국 가족의 '입학비리' 의혹에 대한 국민의 법감정이 그렇게 나쁜진 잘 모르겠다.국가 재정으로 운영하는 검찰에서 붙들고 있는 문제이니 국리민복에 도움이 될 거라 보고 어쨋든 그 판단도 법원에 맡겨야 할 것이다. 그러면 토론은 당연히 '공권력과 인권보호' 같은 가치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물론 '인권'엔 피의자의 인권 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수험생이나 그 가족까지 다 포함된다. 소위 임명직 공무원 1명의 가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정경심 교수의 개인 비리라면 배우자가 '민정수석' 자리에 있었어야만 가능했는지도 의문이다. 서울 강남의 모여고 교사의 쌍둥이 딸의 입시비리에 국가의 수사력이 얼마나 동원됐는지도 모르겠다. 또 전국 대학 교수 자녀들의 대학입시에서 요령이나 편법이 동원될 여지는 과연 없었을까?진중권은 토론시간 내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전폭적인 확신을 나타냈다.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그 정도의 기준이면 우리 사회에서 '특권'이 생길 여지를 거의 완벽할 정도로 근절시키는 것이다. 전관예우는 물론 '경제불황'을 우려한 '재벌 봐주기'도 발붙일 틈이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이 진중권에게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꽃샘 추위에 나무가 죽는다. 칼날이 춤 추면 힘 없고 운 나쁜 놈(?)만 죽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모든 정책이나 공권력은 예측가능해야 한다. 그런 것이 민주주의가 아닐까? 더 많은 국민들이, 혹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동감할 수 있는 결론은 쉽고 간단하다. 대개 진리는 들으면 금방 알 수 있다. 논란이 이어지는 주장은 안 하는 것이 좋다.끝으로 진중권의 화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평소 리버럴한 지식인 같았는데 그의 말엔 점령군의 DNA가 들어 있다. 우리 국민들에게 그렇게 생소하지 않은 언어의 특질이다. 보수언론이나 태극기부대 연사들의 말을 들어 보면 느껴지는 것들이다. 외세에 나라를 파는 것보다 더 큰 장사는 없다. 최고의 가성비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 실속만 챙기고 애국심은 그대로 지킬 수 있을까는 물론 논외다. 물론 외세라고 다 배척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명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럴 수도 없다. 우리 반만년 역사에서 외세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지금도 이로 인해 온 겨레가 아프다.촛불이 편하지 않으면 그 만큼 외세의존형 사고를 하며 살아 왔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강제할 사항도 아니고 또 촛불혁명이 지고지순하다고도 할 수 없다. 언제든, 얼마든지 변질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에 대한 도전적이고 고압적인 듯 한 그런 말투는 공공의 영역에서 더이상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2-10 11:13

 맞는 재미로 권투 한다는 말이 있다. 실감은 못했지만 고통과 쾌감이 동전의 양면 같은 거라면 어렴풋이 납득이 된다. 우리처럼 한 명만 뽑는 소선거구제엔 낙선자가 많이 나오게 되어 있다. 정치인의 최대 자산은 대중의 동정심이다. 유권자의 동정심은 단순히 불쌍해 보여서 나온 것이 아니다. 떨어진 사람은 다 안 됐다. 그러나 낙선의 고통을 이기며 역경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다시 다가갈 때 형성되는 '공감대', 그런 것이 정치인들의 재기의 밑거름이다.  당 대표가 험지출마를 꺼리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낙선의 고통이 싫다면 나약한 것이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면 겸손하지 못한 것이다.  공천 자체가 '당선의 보증수표'가 되는 것이 우리 정치의 후진성 아닌가? '낡은 정치' 바꾸겠다면서 데뷔하는 정치 신인들이 양지 공천만 바라는 것도 '새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 '인재 발굴'은 기득권층에 '의원'이라는 금뺏지 하나 더 선물하는 것 밖에 안된다. 물론 인지도가 약한 신인들에게는 학연이나 지연이 고려되어야 한다. 기존의 '표밭'이야말로 각종 색깔론과 이권거래가 혼재되어 한국의 정치발전을 가로 막는데 일조 하던 지역들이다. 험지출마는 분명히 모험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유권자들도 변할 것이고 또 그렇게 한국의 정치도 발전할 것이다. 당선되어 국회 들어가 난장판 만드는 것 보다는 거룩한 '낙선'으로 구태정치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 더 박수받을 수도 있다. 험지라고 꼭 떨어지란 법도 없다. 정치인들이 강조하는 국민과의 소통은 험지출마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서로 대화하는 가운데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쟁의 질서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종로가 험지인가?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2-09 11:34

정당의 공천을 받았다면 후보자가 공천한 정당의 품질 검사를 통과했다는 의미다. '성주 참외'나 '영광 굴비' 딱지와 같은 맥락이다. 군산 출마를 바라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더불어 민주당의 공천을 기대하고 있지만 '부동산 투기' 문제가 걸림돌이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정경심 교수는 사모펀드 '투자'로 문제가 되고 있다. 부동산이나 펀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둘 다 돈으로 살 수 있는 대상이다. 돈을 내는 사람과 소유권자의 명의가 같으면 금융실명제법 위반이 아니다. 김의겸이나 정경심이 공직자와 연관이 없으면 시비 대상이 되기 어렵다. 정경심은 민정수석의 배우자로서 권력의 위력이 부당하게 작용되었는지 등이 가려져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견해다. 김의겸은 과도하게 큰 부동산을 샀다는 비난을 받았다. 위법성은 아직 제기되지 않았는데 조금이라도 법적 문제가 있었다면 벌써 고발되었거나 수사를 받았을 것이다. 일단은 '부동산 투기'로 문제가 좁혀진다. 투기와 투자의 차이는 뭘까? 사전(辭典)적 의미로는 행위의 사전적(事前的) 동기의 성격상 차이가 아닐까 한다. 투자의 동기는 신중하지만 투기의 동기는 무모하다. 투자는 시장이나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적어도 해(害)를 가하려는 의도는 없는 반면에 투기는 가공의 수요나 가수요를 만들어 시장을 혼란시켜 결국엔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 성격이 애매해서 분간이 어려운 것도 많아 기간(期間)을 기준으로 하기도 한다. 실사용자로서 장기간 보유하려 했다면 투자이고 단기적인 가격 폭등을 기대했다면 투기로 보는 것이다. 사전에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이용해서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렸다면 가장 질이 나쁜 투기로 비난 받는다. 아뭏든 투자는 선하지만 투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투기가 불건전하지만 정부는 미등기 전매를 허용하기도 하고 주식시장에 담보대출 같은 가수요를 만들기 위한 제도도 많이 만든다. 그런 투기적 거래는 많은 위험이 따르고 거품을 만들어 피해자가 많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비난을 받으면서도 미등기 전매를 허용해서 밤을 새워 청약대기 줄에 서고 떴다방이 몰려들게 하는 이유는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거다. 공직자는 어느 정도 직급이 올라 가면 자신 뿐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들까지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실물자산을 잘못 취득하면 망신을 당하기 쉽상이다. 정말 문제는 그 잣대가 '공정한가'이다. 고위 공직자와 다선 국회의원들 중 재산이 크게 늘지 않은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유독 진보진영 인사들에게는 투자든 투기든 재산증식의 기회가 있는 곳엔 얼씬도 못하게 봉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보수든 진보든 어느 진영에 속하든지 '자유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사람은 살아 남지 못하는 나라다. 그런데도 제도권 시장에서 정상적 거래과정을 통해 재화나 용역을 자유롭게 구입하고 처분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말인가? 김의겸은 구입했던 부동산을 처분해서 제세공과금을 다 내고 차익은 전액 기부한다고 한다. 지금 국회의원들 중에 다운계약서 쓰고 탈세 안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조국 털 듯이 탈탈 틀어 남아날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소위 '진보' 진영에 지지자들이 좀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할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보수 언론재벌들에게도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진보' 냄새 풍기려면 가난하게 살고 돈이 좋으면 '개혁' 떠들지 말고 조용히 살아라는 명령 같이 보인다. 개혁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살자고 하는 목적이다. 얼마 전엔 '개혁 피로감' 운운 했던 그들이다. 김의겸은 그 정도 했으면 됐다. 민주당은 과도한 '눈치보기'를 하지 말고 지역 유권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2-03 10:46

예수님 당시의 고대 팔레스타인은 2천 년이나 지난 현대 한국 사회와 놀라울 만큼 닮았다. 로마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였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로마의 문화권에 들었으니 팔레스타인도 고유 문화는 많이 위축되면서도 세련화되는 변화를 겪었을 것이다.당시 팔레스타인은 어느 정도의 정치적 자치권이 허용되었지만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발전의 제약으로 사회적 갈등과 불평등은 극에 달했다. 늘 시끄럽고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런 희망이 없었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열심히 일 하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또 누구나 그렇게 살아 갈 수 있는 물적 토대가 갖춰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당시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몸도 힘들었지만 마음 고생은 더 컸으리라 보인다.그러나 당시 세상은 비록 암울했지만 사람들은 소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기에 그들에게 메시아가 왔었고 메시아의 복음을 들을 수 있었다. 메시아가 왔다는 소식이 gospel 즉 '굿 뉴스'이다. 기쁘고 좋은 소식이 유대사회에 퍼졌다.기독교적 교리에 의하면 사망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으로 우리는 그냥 늘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살면 된다. 성경은 그런 믿음으로 살아도 된다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살 필요는 2천 년 전에 이미 사라진 것이다.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소란하다. 걸리면 죽는다는 공포가 어디에선가 퍼져 나오고 있다. 영국의 철학자 H. Spenser는 '인간은 죽음이 두려워 종교를 만들었다'고 했지만 종교로 죽음이 두려워지지 않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성경은 걱정하는 사람은 마귀의 먹잇감이 된다고 말한다.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느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사람은 나약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걱정은 의심에서 생기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의심하기 때문에 걱정이 생기는 것이다.마귀는 하나님과 사람을 떼어 놓아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어야 한다. 태극기를 흔들고 '대통령'을 잡아 죽이자고 고함을 질러 보면 어느 새 스스로가 위대해 보인다. 그리고 하나님도 별 거 아니게 보이게 된다. 그렇게 용감해 졌는데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는 무섭다고 호들갑을 떠는 게 교만한 인간의 실체다.바이러스는 이 세상의 한 부분이다. 실제로 사람은 바이러스가 없으면 살지 못한다. 모든 생명체는 바이러스와 공생관계에 있다. 예컨데 소금보다는 된장국이 더 맛있다. 소금도 공업용보다는 바이러스가 좀 들어 있는 천일염이 더 좋다. 장을 건강하게 하는 것도 바이러스다. 바이러스가 촉진하는 배변이 원할하지 않으면 먹지도 못하고 살 수도 없다. 결국 동물은 바이러스와 주고 받으며 살아 간다.이번 우한(武漢)발 신종 바이러스로 고틍 겪는 사람이 자꾸 나오는 것은 가슴 아프다. 이들을 배척하려는 거센 목청 속 에서도 우리는 또다른 아산ㆍ진천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데 한.중 관계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돈독해지리라 본다. 사람이 너무 밀집되어 살면 안 된다는 교훈도 얻게 되었지만 위험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다른가도 서로 알게 되었다.마귀의 선물은 걱정이다. 무슨 일이든 공포로 보이게끔 한다. 여의도 정치인들도 대중들을 위한 공포의 대상을 늘 찾는다. 없으면 전쟁도 일으키고 외계인도 불러 올 지 모른다. 이로써 대중을 일단 붙잡으면 공포를 극대화시키고 최대한 오래 끌고 가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공포를 만들어라!'는 지령을 따르는 사람이 있다면 썩 물러가야 한다.국민을 걱정하게 하는 것은 절대로 국민의 좋은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겪어봐서 알고 있고 느끼고 있다. 이제는 공포를 키우고 이를 부채질 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살펴 볼 때이다. 공포는 결코 우리의 좋은 친구가 아니다.이제 봄이 가까이 왔다. 햇살이 따뜻해지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떻게 될까? 더 확산할 수도 있도 반대로 소멸할 수도 있겠지만 그 때까지는 건강하게 평정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2-01 19:03

지난 30일자로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점이 많다. 일단 지난 20대 총선으로 만들어진 '다당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듯 하다. 민심이 변했다기 보다는 스스로 분열한 것이다. 여론이 양극화 되어 있는 가운데 진보야당은 물론 보수야당의 분열도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거대 양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했다. 문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많이(5%P) 빠졌다. 특히 연령별로는 20~30대, 지역적으론 수도권에서 많이 하락했다. 지방에서는 큰 변동이 없었다. 여당에서 이탈한 지지율이 야당으로 옮겨 가지 않은 것은 그들이 국정 방향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불만이 많다는 의미다. 수도권에 몰려 든 젊은 계층의 삶이 그 만큼 녹녹치 않기 때문이겠지만 아직 현 정부와 대립적 관계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현재 사회시스템이 지방보다는 수도권, 소외층보다는 기득권층의 이익만 과도하게 보호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교집합은 '수도권 기득권층'이다.국민의 불편과 불만은 정당의 정책에 반영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양당제는 국민의 이익보다는 상대만 이기려는 승부에 집착하게 만들 수 있다. 그간 제1 야당은 지지율 하락을 무릅쓰고라도(?) 정치판을 전쟁터로 만들었다. 다당제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저의가 깔렸다고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영대결로 이끌어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는 의도였겠으나 결과적으로 보수진영의 분열을 가져오고 있다.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진다고 야당이 반드시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민심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남을 잘 도와 주는 사람이 존경을 받는다. 냉전시대의 낡은 사고에 갇혀 있으니 정치발전이 안 되는 것이다.문대통령은 여당 뿐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강력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특히 야당이 '영 아니니'  더욱 절실했을 것이다. 검찰총장의 선택도 그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견제가 '강력'하긴 했다. 평소 소신의 발로일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많이 아쉽다. 현재까지의 모습으로는 대통령의 오판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다시 수도권에서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20~30대를 보자. 그들의 목소리를 못 들어서 모르는 걸까? 청와대는 더 이상 구중궁궐이 아니다. 구중궁궐에 갖혀 있었던 조선의 왕들도 민심을 몰랐을까? 대신들이 반대로 좌절되었을 뿐이었다. 국민의 뜻에 반했던 그 때의 권신들에 지금의 야당도 들어 가고 언론도 해당된다. 물론 여당이나 관료도 예외는 아니다.수도권 젊은층의 분노는 표창장으로 설명될 성질이 아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집적된 모순이 그들을 통해 표출되는 것이다. 그들은 지지도 하고 저항도 하겠지만 사회개혁의 동력은 그들에게서 나온다. 현 정권에 대해 젊은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그들이 보수화되어서만은 아니다. 제도권 정치에서 불만처리의 수준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야당은 오판하고 있고 여당은 추진력이 약하다.이번 여론조사의 결과는 여당에게 진정한 선의의 경쟁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 준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1-31 10:09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한다. 등산 해 본 사람들은 실감하는 말이다. 경기도 그렇다. 경기가 과열되면 경착륙을 경계해야 한다. 과열되기 전에 금리를 올리고 채권을 발행해서 통화를 흡수하는 경기 진정책을 쓴다. 언젠부턴가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으로 금리는 제로도 모자라 마이너스 금리로까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금은 과잉 유동성의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 시대이다.돈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른다는 게 통상의 경제이론이다. 그런데도 물가는 하락하고 있다. 유동성 효과를 압도하는 기술력의 발전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물가가 다 안 오르는 것이 아니다. 과잉 유동성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공격한다. 에너지나 자원 시장을 공격하기도 하고 가끔은 곡물시장도 넘본다. 봉이 김선달은 강물도 팔아 먹었다. 수도가 없었던 시대라 가능했을 것이다. 요즘 국내외 핫머니는 의식주 중에서도 사람이 사는 집에 눈독을 들였다. 사회를 불평등한 구조로 만들어 놓고 기회가 집중된 대도시의 집값을 올리고 있다. 증시의 작전주처럼 자꾸 오르니 안 살 수 없게 만들어 놨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도시들이 ○○수도라고 허풍 떠는 것은 용서가 되지만 '행정'수도는 용납이 안된다. 그 말은 중앙정부의 '행정'에 영양가가 다 쏠려있다는 방증이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가 아니라 '종신제'에 '세습'까지 되는 수 많은 경제대통령이 문제다. 서울시내 아파트 값은 문재인 정부 이후로만 40% 이상 상승하여 지난 11월말 현재 1,246조원을 넘었다. 시가 총액 199조원인 부산 아파트까지 합치면 우리나라 상장회사를 다 사고도 남는다. 이런 추세면 기업이 아무리 열심히 일 해도 그 가치는 아파트로 다 빨려 가는 셈이다. 실거주 가구를 빼면 아파트는 주식보다 물량이 적다. 수도권이나 대도시 핵심지역만 건드리니 물량 폭탄 걱정 안 해도 된다. 신도시를 더 지어 봤자 알짜의 희소가치만 올릴 뿐이다. 든든한 보수세력들이 있으니 여론전은 늘 자신 있다. 살인적인 집값은 결국 우리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밖에 없다. 출산장려금 몇 백만원은 언 발에 오줌누기다. 인구가 줄어 들면 소비가 감소한다. 그 나마 가족이 형성이 안 되니 대형 가전제품은 팔리지 않게 된다. 기업이 무너지고 자산 가격만 오르면 우리가 그렇게 멸시하는 남미형 경제로 간다. 그런데 남미의 빈부격차도 우리 정도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서 실기를 했다. 게다가 아직까지도 미온적이다. 야당도 문제다. 수도권 표심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강력한 정책이 나오길 벼르고 있는 눈치다. '자유시장경제' 운운하며 여차하면 색깔론으로 뒤집기 한 판을 노리는 것 같다. 참 보수라면 승부처 같은데 낡은 보수의 한계를 벗어 나지 못 할 것이다. 야당의 속셈이 그럴지언정 지금 같은 미지근한 대책에 안주한다면 노무현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도 없다. 작전세력들이 얼마나 끈질긴지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민심은 언제든지 돌아 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박원순 시장의 종부세 인상 주장은 새겨 들어야 한다. 서울 시장으로서 그런 발언은 여간한 소신이 아니고서는 어렵다. 그의 리더쉽은 재평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정부도 국민을 믿고 용기를 내야 한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1-26 12:25

김두관 전 국회의원 한국 사람이 영어를 배우기 어려운 이유는 어순(語順)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는 주어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다르다. 주어가 없는 문장이 더 많다. 사람들은 성공하고 싶어 한다. 성공은 목표로부터 시작된다. 목표가 있어야 계획이 나오고 계획이 있어야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한다. 무리한 목표는 값비싼 댓가를 치르게 한다. 그러나 목표가 너무 작으면 성취가 되어도 보람이 적다. 새해를 맞아 꼭 해야 하는 것은 개인이든 단체든 목표를 세우는 거다. 목표는 의욕이 생겨야 나온다. 지난 연말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표창장과 패스트트랙 같은 것으로 온 나라가 쉬질 못 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덕담도 나눌 수 없었다. 지금도 실감이 안 나지만 설 명절은 시작되었다. 경남 양산을로 여권 중진 김두관 전 국회의원이 박혔다. 본인의 정치적 위험은 엄청 커졌다. 거부하는 것은 당연했는데 힘에서 밀린 것 같다. 그렇다고 의미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승리하기 위해선 부산시장이 부르짖는 '메가시티'론에 기름을 부어야 한다. 내친 김에 수도권을 능가하는 대담한 구상이 필요하다. 부산시만으로는 21세기에 걸맞는 동력이 형성될 수 없다. 전통 제조업의 퇴조에서 허우적대는 울산시와 경남도도 기존의 프레임으로부터의 과감한 탈출이 필요하다. 마침 지자체장들은 여권 일색으로 정배열되어 있다. 결코 흔치 않은 기회다. 동남권 메가시티, 그것을 추진할 사명 때문에 전직 도지사가 귀환해야 했던 게 아닐까? 그의 일성(一聲)도 그랬다. 동남권의 발전을 위해서는 빅웨어가 정답이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1-24 12:52

전광훈은 시끄러웠다. 그러나 의미도 없었고 기억할 만한 말도 없었다. 현직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지만 그의 비판은 구체성이 결여되었다. 여권 최고의 이미지를 훼손해서 자기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이기적 심산으로 보인다. 제1 야당 대표와 공조했던 걸 보면 자기 입맛에 맞는 정치세력에 힘을 실어 주려는 이타적(?) 동기라 볼 수도 있겠으나 조력자 답지 않게 목에 힘이 너무 들어 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합법적 절차로 당선되었고 임기 후반까지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비판 여론도 적지 않지만 국격을 손상시키는 전광훈의 행세는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더구나 그는 급이 다르다. 국회의원까지야 어떻게 될 수도 있겠지만 국가대표급으론 어림없다. 급이 다르면 그야말로 까부는 거다. 그러기에 대통령에 대한 직격탄은 득실을 잘 계산해야 했었다. 문대통령은 공격해서 이익을 보기 어려운 상대이다. 싸움을 걸어 봤자 시쳇말로 각이 잘 안 나온다. 여태 야권은 상대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분석도 없이 데시벨만 높이고 있었다.물론 비판과 견제는 야당의 중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지금 야당은 자기비판을 거치지 않았다. 전 대통령의 탄핵은 문대통령이나 여당이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문대통령과 현 여권은 탄핵 이후의 소임을 받았을 뿐이다. 평가는 국민의 몫이다. 망한 나라에서 부흥운동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명분이 약하면 성공하지 못 한다. 야당은 이미 심판 받은 구체제 안에 갇혀 있다. 비판은 간단해야 한다. 한 가지만 콕 찝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나마 안 하는 것만도 못 한 것이 비판이다.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 한다. 생산양식의 변동에 따라 권위가 생겨 나기도 하고 쇠퇴하고 소멸되기도 한다. 노예제 사회에선 노예를 잡아 오는 승장이 최고의 명예를 받았던 것처럼 산업화 사회에서의 권위는 기술자가 차지한다. 그런데 왜곡된 시대는 왜곡된 권위를 만들어 낸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권력의 원천은 공포와 폭력이었다. 기독교가 포장지로 사용되었다. 우리 노년층들은 강요된 복종 속에서 생존의 길을 찾아 왔다. 독재정권은 자기 지지층에서 야간의 개념적 권위를 부여하는 데는 인색하지 않았다. 그런 정권이 무너졌고 민주적 질서가 회복되면서 우리 (일부)노년층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국민들은 야당이 무너지길 원하지 않는다. 건강한 견제 세력으로 남길 원하고 더 나은 대체세력으로 발전하길 원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박'이 언제까지 나라의 아젠다가 되어야  할까? 이젠 놓아 주자. 새해엔 우리 '자신'을 사랑해 보자.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1-21 13:59

 가난하지만 서로 사랑하며 사는 부부 짐과 델라. 짐은 할아버지가 물려 준 회중시계를 팔아 델라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빗을 샀다. 그 날 델라는 자기의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잘라서 팔아 짐을 위한 시곗줄을 사서 짐을 기다렸다. 소설 '크리스마스의 선물'의 줄거리이다. 오 헨리의 소설은 말미에 놀랄 준비를 하고 읽어야 한다. 추운 겨울날 밤 부부는 얼싸 안고 눈물을 글썽였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추수감사절 이후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는데 쓴다. 한꺼번에 다 장만하지 못 하고 엄마 꺼랑 아빠 꺼를 고르는데 한참 시간이 걸린다. 작년과 같은 것도 안 되고 혹시 더 좋은 것이 있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깜짝 놀라실 것도 찾아야 하고 5촌과 6촌 친척들 성격이나 취향도 고려해야 한다. 그걸로 다가 아니다. 포장지도 다 따로 골라야 하고 손글씨로 편지도 써야 한다. 어느 샌가 우리는 삐까뻔쩍한 선물만 찾게 되었다. 선물이 약하면 역효과를 두려워 해야 한다. 우리 맘은 백화점 포장지에 가려지게 되었다. 국민들은 적은 소득이라도 먹고 사는데는 이제 큰 걱정이 없다. 차라리 각종 축의금이나 부의금이 부담이 된다. 선물 주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정당보조금을 썼다면 생각해 봐야 한다. 육포나 한과보다 더 큰 문제는 정치인들이 앞장 서는 허례허식이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1-21 13:44

학교폭력이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형사처벌대상을 중1 나이인 만13세로 낮추기로 했다. 그런다고 개선이 될까? 학교폭력의 실태를 보자. 대부분의 학교폭력은 집단성을 띈다. 피해 대상이 된 학생은 대개 한 두 명인데 그들을 괴롭히는 학생은 집단화된 다수이다. 그러니 피해학생은 혼자 힘으로는 벗어 날 수 없다.부모는 아이가 피해를 당하고 있는 줄 모르는 경우도 많다. 편부모면 더 더욱 그렇다. 부모가 어슬프게 나섰다가 안 되면 더 큰 피해를 당할까 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경험해 본 친구나 선배들은 참고 당하는 것이 나을 거라 충고하고 있다.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니 안 들을 도리가 없다.근본적인 책임은 학교 측에 있다. 피해학생의 편은 엄마와 아버지 두 명인데 가해 학생들의 부모는 수 십 명이다. 가해학생들의 부모들은 악마가 아니다. 그냥 선량한 일반시민이고 또 배경이 좋은 사람들도 많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기 자녀의 처벌을 막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도 자식사랑이라 강력하다. 가해학생의 부모들은 같은 입장이라 단합도 잘 된다. 부모 뿐만 아니라 친인척들도 그런 경우는 발 벗고 나선다. 반면 피해 학생의 친인척들은 말려드는 것이 싫어 소극적이다. 청소년 문제에 끼어 들었다가 보복 당하는 어른들도 많으니 맞아 줄을 각오가 아니면 외면할 수 밖에 없다.가해학생들의 부모나 친지들은 지도교사나 교장에게도 집단적 압력을 행사한다. 학교 측에서도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피해학생과 보호자에게 화해나 용서를 종용한다. 그러니 사건의 발생 시점부터 피해학생이나 부모는 숫적 열세를 극복하기 어렵다. 교장이나 지도교사에게 기대하면 피해학생의 피해만 더 커진다. 그러니 경찰서로 가서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고발을 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거기서도 가해자들의 부모들이 뭉쳐서 대응하고 있다. 의도적인 집단폭력이라 처벌이 셀 것 같아도 조사과정에서 빠져 나갈 건 다 빠져 나간다.가해자 측도 처음엔 미안해 하고 사과를 한다. 그러나 쉽게 합의가 안 되면 금방 감정적으로 돌변한다. 말이 오가다 기분이 나빠지면 순간 공수가 바뀐다. 더 끌어 봤자 피해자측은 더 고립될 뿐이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 듯이 피해자가 더 힘들다.청소년 폭력은 비행청소년의 단순한 개인적 일탈 현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어른들의 모럴 해저드와 별개가 아니다. 객관화시켜 놓고 보니 너무 끔찍하게 보이는 것일 뿐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이다.지난 번 패스트트랙으로 여야가 충돌했을 때 가해자들도 맞고소하고 나왔고 검찰도 기계적 균형에 맞춘 듯이 여야를 다 기소하였다. 아니 실제 소환조사는 피해자로 보였던 여당에 집중되었다. 권력 있는 의원들도 피곤해 하는데 일반 서민들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더구나 학원 폭력은 가해자가 다수이니 고약하기도 하고 교묘하기도 하다.이번 교육부의 방침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대책은 너무 미흡해 보인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사회 전체에 있다. 학교 교육이 입시와 성적에 맞춰져 있다. 약자의 배려에 인색하다. 교육부 혼자서는 버거운 문제일 수도 있다. 교육부 장관은 부총리급이지만 우수인력의 확보라는 국가시책 때문일 거다. 그 과정에 나온 부작용을 막으라고 준 권한이 아닐 지도 모르겠다.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범행을 해도 언제부턴가 아무도 나서지 못 한다. 그들도 죄책감이 없으니 제 일 아니면 외면하는 게 최선이다. 그러고도 저절로 해결되길 바라는 건 미신이다.학교폭력은 복합적인 문제이다. 원인이 복합적이면 대책도 복합적이어야 한다. 이 땅에서 어른들이 수십 년 동안 만들어 왔던 부조리가 어린 세대에 반영되어 나타 난 것이다. 그러니 단기 처방이 약이 되지 못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바르게 바꿔내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을 문제라 봐야 한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기성세대를 향한 조롱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른들이 먼저 머리를 박고 반성하며 나서야 한다.우리 청소년들은 가해자건 피해자건 정서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아니 어쩌면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우리 모두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 같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1-16 14:04

 안동지방엔 놋다리밟기라는 민속놀이가 있다. 공민왕의 왕비인 노국공주가 홍건적의 난을 피해 왔을 때 마을 여자들이 차가운 물에 젖지 않도록 인간 징검다리가 되어 준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우리 5천년 역사를 가장 압축해 놓은 시대라면 고려 31대 공민왕의 재위기간이 아닐까 한다. 일찌기 원나라로 불려 가서 왕 수업을 마치고 원의 황족 여자와 결혼까지 한 후 고려왕으로 책봉되어 그리운 고국으로 돌아 왔다. 그런데 공민왕은 즉위 후 곧 바로 배원정책을 실시했다. 물론 원이 쇠약해진 탓도 있지만 국제정세의 변화를 틈타 민족의 자주화 정책을 도모했던 것은 그의 비범한 신념과 기개의 발로였다.공민왕의 개혁정책엔 국내외의 만만찮은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쪽에서는 왜구의 침략에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중앙 조정에는 기철을 필두로 한 친원파의 저항도 거셌다. 노국공주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졌을 때 국정을 맡은 신돈의 실정으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공민왕은 재능이 많은 왕이었다. 특히 북종화의 대가로서 그가 그린 청산대렵도는 아직도 남아 있다. 암튼 이 땅에서 원의 잔재를 청산한 공민왕의 개혁이 없었다면 조선의 건국과 우리의 고유한 민족문화의 창달은 어려웠을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북미회담만 바라보고 있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 세상에 공짜점심이 있었던가? 대통령이 고독해서는 안 된다. 이 땅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14일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을 보면서 공민왕이 새삼 오버랩되는 것은 기자만의 것일까. 사진은 개성에 있는 공민왕릉이다. 평생 사랑한 노국공주를 죽어서도 찾아 간 그는 사랑을 아는 사람이었다. 개성 관광길이 다시 열리면 꼭 찾아 보고 싶은 곳이다.

칼럼 | 백태윤 선임기자 | 2020-01-1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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